'원유 종말론'서 말바꾼 IEA…"친환경 전환 때도 석유안보 중요"

입력 2024-03-15 18:29   수정 2024-03-16 02:13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에너지 전환 기간 석유 안보에 변함없는 초점을 유지하겠다.”

지난 11일 IEA가 홈페이지에 석유의 안보적 가치를 설파하는 ‘반성문’을 냈다. 3일 뒤인 14일 월간 보고서에서는 올해 원유 수요 증가분 전망치를 기존 하루 평균 120만 배럴보다 10만 배럴 높였다. IEA는 원유 공급이 충분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뒤집고 올해 하반기에도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 및 비OPEC 산유국들로 이뤄진 OPEC+가 감산을 지속할 경우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에 좀처럼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던 국제 유가는 4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80달러 선을 돌파했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원유 시대 종말론을 처음 제시한 뒤 OPEC과 각을 세워온 IEA가 꼬리를 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IEA는 11일 입장문에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8)에서 200여 개국이 화석연료에서 탈피하자는 데 합의하긴 했지만, 석유 공급의 안정성은 여전히 세계 각국 정부의 중요한 관심사”라고 했다. 또한 “청정 에너지로의 여정은 순탄치 않을 수 있다”며 “전 세계의 석유 수요는 여전히 뿌리 깊다”고 인정했다. OPEC은 IEA의 입장문에 대해 “상당히 고무적”이라면서도 “(석유에) 신규 투자하지 말라는 IEA의 요구가 불확실성을 야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간 OPEC과 IEA는 원유 수요 전망치를 두고 신경전을 벌여왔다. OPEC은 꾸준히 하루 평균 220만 배럴 수요 증가를 주장했지만, IEA는 120만 배럴을 고집했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두 기관의 수요 전망치 격차가 100만 배럴에 달한 것은 2008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며 “양대 기관의 시각차는 원유 시장에 정반대 시그널을 보내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은 기후위기 논란에도 화석연료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14일 미 연방 수출입은행은 바레인의 석유·가스 프로젝트에 5억달러를 투입하기로 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이 반대 성명을 냈지만, 수출입은행은 “미국의 수출과 일자리를 강화할 수 있다”며 투자를 강행했다.

향후 유가 동향은 미국의 경기 연착륙과 중국의 경기 회복 등에 달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로한 레디 글로벌X 리서치 디렉터는 “원유 수요가 미국의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다시 살아나는 것 같다”며 “하지만 중국이 세계 수요 증가에 불확실성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김리안/신정은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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